구글이 EU의 AI 콘텐츠 표시 규칙에 서명했다, 딥페이크 표시는 어떻게 달라지나
구글이 7월 24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AI 생성 콘텐츠 투명성 행동규범’에 서명한다고 밝혔다. 이 규범은 AI가 만든 이미지·영상·음성·글을 기술적으로 식별하고, 딥페이크와 일부 공익성 콘텐츠에는 사람이 알아볼 수 있는 고지를 붙이도록 돕는 공통 지침이다.
규범 참여 자체는 자율이지만 배경이 되는 EU AI법의 투명성 의무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 관련 의무는 8월 2일부터 적용된다. 따라서 이번 서명은 구글이 자체 표시 방식을 고집하기보다 EU가 인정한 공통 틀 안에서 규제를 이행하겠다는 의미가 있다.
무엇에 표시가 붙나
EU 집행위원회가 공개한 행동규범은 크게 AI 제공 기업과 AI를 이용해 콘텐츠를 배포하는 주체를 나눠 설명한다.
AI 모델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AI가 만든 이미지, 영상, 음성, 글에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표식을 넣고 나중에도 생성·편집 여부를 탐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AI 제작’ 문구만 붙이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과 도구가 확인할 수 있는 정보도 콘텐츠 안에 남기라는 취지다.
AI 콘텐츠를 실제로 게시하거나 배포하는 주체는 다음 경우에 이용자가 알아볼 수 있도록 고지해야 한다.
- 실제 인물이나 사건처럼 보이지만 AI로 만들거나 조작한 이미지·음성·영상, 즉 딥페이크
- 공공의 관심사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AI 생성·조작 글
다만 공익성 글이 사람의 검토를 거쳤고 편집 책임을 지는 주체가 명확한 경우에는 예외가 있을 수 있다. 모든 AI 보조 문장에 무조건 같은 경고 문구가 붙는 구조는 아니다.
구글은 무엇을 하겠다는 건가
구글은 이미 AI 콘텐츠에 디지털 표식을 넣는 SynthID를 운영하고 있다. 사람이 화면에서 바로 알아보기 어려워도 도구로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디지털 흔적이다. 회사는 C2PA라는 콘텐츠 출처 표준도 확대하고 있으며, 애플·카카오·엔비디아·OpenAI 등과 호환 가능한 표시 기술의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서명으로 구글 검색, 유튜브, Gemini 같은 개별 서비스의 화면이 즉시 모두 바뀐다는 발표는 아니다. 실제 변화는 각 서비스가 EU 규칙을 어떤 아이콘과 설명 문구, 기계 판독 정보로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공통으로 쓸 수 있는 AI 표시 아이콘도 공개했지만, 모든 회사가 한 가지 아이콘만 사용해야 한다고 단순화할 수는 없다.
구글도 규제의 취지에는 동의하면서 우려를 남겼다. 서로 다른 AI 라벨과 법적 고지가 온라인 콘텐츠에 겹쳐 붙으면 오히려 이용자가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표시가 많아지는 것과 출처가 더 명확해지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므로, 실제 화면 설계가 중요하다는 지적에는 일리가 있다.
한국 이용자에게도 중요한 이유
법의 직접 적용 범위는 EU지만 글로벌 서비스는 지역마다 완전히 다른 기술을 운영하기보다 공통 표준을 넓게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 Gemini로 이미지를 만들거나 유튜브에서 AI 영상을 볼 때도, EU 대응 과정에서 정착된 출처 표식과 탐지 방식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창작자와 기업에는 표시 여부를 나중에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제작 과정에서 출처 정보를 보존해야 하는 문제가 된다. 플랫폼에 올린 뒤 ‘AI 제작’ 문구를 덧붙이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용자는 눈에 보이는 라벨이 없다고 해서 사람이 만든 콘텐츠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일부 의무는 기계 판독 표식으로 구현될 수 있다.
앞으로 볼 변화
8월 2일 이후 확인할 핵심은 구글이 어떤 서비스부터 표시 방식을 바꾸는지다. 특히 딥페이크 영상의 눈에 보이는 고지, AI 이미지의 출처 정보가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도 유지되는지, 공익성 글에 적용되는 예외가 실제로 어떻게 해석되는지가 중요하다.
이번 서명만으로 딥페이크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AI 콘텐츠 표시가 회사별 자율 기능에서 법적 의무를 뒷받침하는 공통 규칙으로 넘어갔다는 점은 분명하다. 앞으로는 ‘AI가 만들었는가’뿐 아니라 ‘그 사실을 플랫폼끼리 서로 확인할 수 있는가’가 신뢰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출처: 구글 공식 발표, EU 집행위원회 행동규범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