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유니버설이 수노를 다시 고소했다…‘허가받은 AI 음악’도 끝나지 않은 저작권 쟁점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와 유니버설뮤직그룹이 AI 음악 생성 서비스 수노를 상대로 새로운 저작권 소송을 냈다. 버라이어티와 빌보드에 따르면 두 회사와 산하 레이블은 9월 18일 미국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문제의 중심은 수노가 최근 공개한 새 모델 ‘v6’다. 수노는 워너뮤직그룹, BMG, 빌리브 등과 협력하고 허가받은 콘텐츠를 이용해 새 모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지만, 소니와 유니버설은 과거 모델의 결과와 이용자 상호작용을 다시 학습에 썼다면 이전의 침해가 새 모델에도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이번 사건은 ‘AI 회사가 음원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면 저작권 문제가 끝나는가’라는 질문에 예상보다 복잡한 답을 내놓는다. 수노가 모든 주요 음원사와 합의한 것이 아니고, 새 모델이 과거 모델에서 생성된 음악을 배웠다면 그 결과가 깨끗한 학습자료인지도 다툼의 대상이 된다. 법원이 소니와 유니버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는 뜻은 아니다. 현재 확인된 것은 새로운 소송이 제기됐고, 양측의 설명이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사실이다.
일반 이용자에게도 먼 이야기가 아니다. 몇 줄의 설명만으로 노래를 만드는 서비스가 널리 쓰일수록 ‘내가 만든 곡을 안심하고 공개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가’, ‘특정 가수와 닮은 목소리나 스타일은 누구의 권리인가’, ‘서비스가 허가받은 자료로 학습했다는 설명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가 실제 문제가 된다. 이번 소송의 결과는 AI 음악 회사뿐 아니라 영상·이미지·문장 생성 서비스가 학습자료를 정리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새 모델 v6를 둘러싼 주장은 무엇인가
수노는 v6가 협력사의 허가받은 콘텐츠, 이용자들이 만든 결과와 선호 신호, 회사가 쌓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훈련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모델이 다른 사람의 작품을 흉내 내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라 음악의 표현 방식을 배우고 이용자가 새로운 음악을 만들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과거 허가받지 않은 데이터로 훈련한 모델은 더 이상 지원하지 않겠다고도 알렸다.
소니와 유니버설의 시각은 다르다. 두 회사는 과거 모델이 허가 없이 복제한 음원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v6가 그 과거 모델의 출력물과 이용자 반응을 학습했다면 침해의 흔적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소장에는 ‘새 출발이 아니라 같은 독이 든 나무의 열매’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학습자료를 직접 원본 음원에서 가져오지 않았더라도, 원본을 배운 이전 모델이 만든 결과를 다시 학습했다면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논리다.
AI 분야에서는 모델이 만든 결과물을 다음 모델의 학습자료로 쓰는 방법을 흔히 ‘합성 데이터’ 활용이라고 부른다. 합성 데이터 자체가 불법이라는 뜻은 아니다. 개인정보를 줄이거나 부족한 사례를 보충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 그러나 최초 모델이 어떤 자료를 어떤 권한으로 배웠는지가 논란인 상황에서는 합성 데이터가 법적 문제를 끊어 주는지, 아니면 문제를 한 단계 감춘 것인지가 쟁점이 된다.
수노는 소니와 유니버설의 주장이 사실과 법률 모두에서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수노 측은 v6가 협력사에서 허가받은 콘텐츠와 이용자 창작·선호 정보, 회사의 축적된 연구를 이용했으며 음악 산업과 AI가 함께 새로운 경험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수노가 새 모델에서도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법원이 증거와 법리를 검토한 뒤 판단할 사안이다.
왜 2024년 소송이 끝나지 않았나
주요 음원사들은 2024년에도 수노를 상대로, 회사가 허가 없이 대규모 음원을 수집해 AI를 훈련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워너뮤직은 수노와 합의하고 음원 사용 계약을 맺었지만 소니와 유니버설은 기존 소송을 계속하고 있다. BMG와 빌리브도 새 모델을 위한 계약에 참여했다. 같은 AI 음악 회사를 놓고 어떤 권리자는 협력하고 어떤 권리자는 소송하는 갈라진 상황이다.
이 차이는 음악 산업 전체가 AI를 거부하거나 모두 받아들였다는 단순한 구도로 볼 수 없음을 보여준다. 음원사는 자사 가수와 곡이 어떤 조건으로 쓰이고, 대가를 어떻게 받고, 결과물을 어디에 공개할지 통제하려 한다. AI 회사는 수많은 음악의 특징을 학습해 새로운 곡을 만드는 일이 저작권법상 ‘공정 이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해 왔다. 공정 이용은 비평, 연구, 변형적 사용 등 일정한 경우 권리자의 허락 없이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원칙이지만, 생성형 AI의 대규모 학습에 어디까지 적용되는지는 아직 여러 법원에서 다투고 있다.
새 소송에는 소니와 유니버설이 침해됐다고 주장하는 녹음물 6만202곡이 적시됐다고 버라이어티는 보도했다. 두 회사는 이것도 전체 침해작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다만 곡 목록에 이름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침해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수노가 실제로 어떤 데이터를 보관했고, 모델이 원곡의 표현을 어느 정도 재현하는지, 학습이 기존 음악의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같은 증거가 필요하다.
라이선스 계약이 오히려 새 쟁점이 된 이유
수노와 일부 음원사의 계약은 안전한 길을 찾은 사례처럼 보였다. 권리자에게 대가를 지급하고 허가받은 자료로 모델을 훈련하면 소송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니와 유니버설은 바로 그 계약이 수노의 기존 방어논리를 약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수노를 비롯한 AI 회사들은 과거에 ‘AI 학습자료를 거래하는 시장이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기존 작품의 시장을 해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논리를 폈다. 미국 법원이 공정 이용을 판단할 때 원작의 현재 또는 잠재 시장을 해치는지를 살피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노가 실제로 워너 등과 돈을 주고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면, 학습용 음악 시장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생긴 것 아니냐는 게 원고 측 주장이다.
반대로 새 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만으로 과거 사용이 자동으로 불법이 되는 것도 아니다. 회사가 불확실한 소송을 피하거나 더 안정적인 사업을 만들기 위해 계약을 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계약의 존재만이 아니라 과거 모델의 학습 방식, v6와 이전 모델의 연결, 생성 결과가 원작 시장을 대체하는 정도를 함께 살펴야 한다.
이 지점이 이번 사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AI 회사가 뒤늦게 허가받은 데이터로 새 모델을 만들 때 과거 모델의 지식과 출력물을 어느 정도까지 가져갈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칙이 아직 없다. ‘새 모델’이라는 이름만 붙이면 과거 문제가 사라지는지, 처음부터 다시 훈련해야 하는지, 어느 수준의 기술적·회계적 추적이 필요한지가 향후 계약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음악을 만드는 일반 이용자에게 무엇이 달라지나
이번 소송 때문에 수노가 즉시 중단되거나, AI로 만든 모든 음악이 불법이 된 것은 아니다. 법원은 아직 원고의 주장을 판단하지 않았다. 개인 이용자가 서비스를 통해 만든 곡의 권리도 국가, 서비스 약관, 입력한 자료와 결과의 유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AI를 썼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 모든 곡의 법적 상태를 동일하게 말할 수 없다.
다만 공개·판매를 생각하는 이용자는 네 가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 서비스가 이용자에게 결과물의 어떤 권리를 주는지
- 입력 문구에 특정 가수나 곡을 모방하도록 요구했는지
- 결과가 기존 노래의 멜로디, 가사, 음색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닮았는지
- 음원 유통사와 플랫폼이 AI 생성물에 어떤 표시와 증빙을 요구하는지
수노 측은 가수 이름을 입력해도 타인의 작품을 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음악적 특성을 배우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유명 가수와 혼동될 만큼 닮은 목소리와 표현을 만들면 저작권 외에도 퍼블리시티권, 부정경쟁, 소비자 혼동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용약관이 결과물 이용을 허용하더라도 제3자의 권리 침해까지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상업적으로 쓸 사람은 현재 약관과 유통 플랫폼의 규정을 확인하고, 특정 작품을 그대로 연상시키는 결과는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창작자와 음원사가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금지가 아니다
원고들은 AI 음악이 사람의 음악과 직접 경쟁하고 시장을 값싼 생성물로 채우며, 가수가 자신의 작품이 어떤 제품과 연결될지 선택할 권리를 약화한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단순히 ‘기계가 노래를 만들면 안 된다’는 말보다 넓다. 핵심은 학습 허락, 대가, 표시, 모방 방지, 수익 배분을 누가 결정하느냐다.
한편 일부 음원사가 수노와 계약한 사실은 창작 산업이 AI를 전면 금지하는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허가된 카탈로그와 정산 기준, 가수의 선택권을 갖춘 상품이라면 새로운 제작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보는 회사도 있다. 문제는 계약에 참여하지 않은 권리자의 작품과 과거 모델에서 이어진 정보를 어떻게 분리할지다.
앞으로 AI 음악 서비스는 ‘허가받았다’는 짧은 문구보다 더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크다. 어떤 카탈로그를 어느 기간에 이용했는지, 가수가 제외를 요청할 수 있는지, 특정 목소리와 스타일 모방을 어떻게 막는지, 이용자에게 상업 이용 위험을 어떻게 알리는지가 신뢰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
소니와 유니버설은 법원에 저작권 침해를 확인하고 법정손해배상과 변호사 비용을 지급하도록 요청했다. 그러나 이번 소송이 새로 제기된 만큼 증거조사와 법원의 판단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기존 2024년 사건도 계속 진행 중이다.
특히 다음 질문에는 아직 확정된 답이 없다.
- 과거 모델의 출력물을 학습한 새 모델도 원본 학습의 책임을 이어받는가.
- AI 학습이 미국 저작권법의 공정 이용에 해당하는가.
- 일부 권리자와 맺은 라이선스가 계약하지 않은 권리자의 청구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 생성 음악이 기존 음원의 시장을 실제로 얼마나 대체하거나 훼손하는가.
- 모델 내부와 학습자료를 어느 수준까지 공개해야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가.
언론 보도에서 인용한 소장의 강한 표현은 원고 측 주장이고, 수노의 ‘허가받은 새 모델’ 설명은 피고 측 주장이다. 어느 한쪽의 홍보 문구만으로 결론을 내리면 안 된다. 법원이 실제 자료와 모델 개발 과정을 얼마나 들여다볼 수 있는지도 중요한 관전 지점이다.
앞으로 볼 변화
이번 사건은 라이선스 계약이 AI 저작권 분쟁의 종착점이 아니라 시작점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 단계에서는 계약 유무뿐 아니라 새 모델이 과거 모델과 어떻게 연결됐는지, 학습 경로를 추적할 기록이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AI 회사가 새 버전을 공개할 때 모델 이름과 성능만 알리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자료의 출처와 이전 모델의 출력 사용 여부를 설명해야 한다는 압력도 커질 수 있다.
일반 이용자가 당장 기억할 사실은 세 가지다. 수노 v6가 법원에서 불법 판정을 받은 것은 아니다. 일부 음원사와 수노의 계약이 모든 음악의 사용 허가를 의미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AI 서비스가 결과물의 이용권을 준다고 해도 특정 가수나 노래를 과도하게 모방한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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