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리리아 3.5’가 제미나이에 들어왔다…누구나 노래를 만드는 시대, 저작권은 괜찮을까
구글이 2026년 9월 4일 음악 생성 AI ‘리리아(Lyria) 3.5’를 제미나이 앱에 넣었다. 이제 별도의 전문 음악 프로그램을 배우지 않아도 제미나이 웹이나 모바일 앱에서 원하는 분위기와 용도를 설명해 음악을 만들 수 있다. 구글은 리리아 3.5를 전 세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고 밝혔고, 창작자를 위한 플로 뮤직(Flow Music), 업무용 영상 도구인 구글 비즈(Vids), AI 스튜디오에도 연결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새 모델의 음질이 좋아졌다는 주장만이 아니다. 음악 생성 기능이 실험실이나 일부 창작자용 서비스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이미 쓰는 범용 AI 앱 안으로 들어왔다는 데 있다.
독자가 궁금할 질문은 간단하다. ‘제미나이에게 말만 하면 정말 쓸 만한 노래가 나오며, 그 음악을 영상이나 광고에 안심하고 써도 되는가?’ 앞 질문에는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고 답할 수 있다. 뒤 질문에는 아직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구글은 더 표현력 있는 보컬과 풍부한 편곡을 강조하지만, 상업 이용 때 필요한 권리 보장 범위와 학습 데이터 논쟁까지 이번 짧은 발표에서 모두 해소한 것은 아니다.
무엇이 새로워졌나
리리아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해 온 음악 생성 모델 계열이다. 이용자는 장르, 분위기, 악기, 곡의 용도 같은 내용을 말로 적고 결과를 받을 수 있다. 구글 설명에 따르면 리리아 3.5는 이전 버전보다 보컬 표현과 음악 배열을 개선해 더 높은 음질의 트랙을 만든다. ‘잔잔한 피아노 배경음’, ‘활기찬 매장용 징글’, ‘영상 도입부에 쓸 짧은 전자음악’처럼 목적을 설명하면 결과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번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포 범위다. 음악 생성 AI는 이미 낯선 기술이 아니지만, 지금까지는 전용 서비스에 가입하고 별도의 화면과 사용법을 익혀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리리아 3.5는 제미나이 앱에 들어오면서 글쓰기, 검색, 이미지 작업을 하던 흐름 안에서 곧바로 음악까지 만들 수 있게 됐다. 짧은 영상에 어울리는 배경음을 찾다가 제미나이에게 요청하거나, 발표 자료용 영상에 넣을 음악 초안을 같은 작업 공간에서 만드는 식이다.
구글은 웹과 모바일에서 모든 사용자에게 전 세계적으로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다만 ‘모든 사용자’라는 표현이 모든 기능의 무제한 무료 사용을 뜻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계정 종류, 국가별 제품 화면, 생성 횟수와 길이, 저장 및 내보내기 조건은 실제 서비스 화면과 약관에서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업무 계정은 조직 관리자의 설정에 따라 기능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사용할 계획이라면 로그인한 계정에서 생성 한도와 이용 조건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일반 사용자는 어디에 쓸 수 있나
가장 먼저 체감할 사람은 짧은 영상을 만드는 개인과 소규모 사업자다. 지금까지 영상 제작에서 음악은 생각보다 번거로운 단계였다. 무료 음원 사이트를 찾아 사용 범위를 읽고, 영상 길이에 맞춰 편집하고, 다른 콘텐츠와 같은 음악을 쓰는 문제도 감수해야 했다. 생성형 음악은 필요한 길이와 분위기에 가까운 초안을 빠르게 만드는 데 유리하다.
예를 들어 동네 카페가 신메뉴 영상을 만든다고 해보자. ‘20초 길이, 따뜻하지만 지나치게 감상적이지 않은 어쿠스틱 음악, 첫 3초는 시선을 끌고 뒤에는 목소리를 방해하지 않게’라고 요청할 수 있다. 유튜브 운영자는 영상 주제마다 다른 도입 음악을 시험할 수 있고, 직장인은 사내 행사 영상이나 발표용 배경음을 만들 수 있다. 개인은 알람음이나 벨소리처럼 아주 사적인 용도로도 쓸 수 있다.
그러나 생성된 첫 결과를 그대로 공개하는 것과 실제로 쓸 만한 음악을 완성하는 것은 다르다. AI는 분위기는 맞추면서도 영상의 장면 전환, 내레이션, 브랜드의 성격과 어긋나는 결과를 낼 수 있다. 보컬이 포함된 곡은 가사가 어색하거나 발음이 부자연스러울 수 있고, 긴 곡에서는 앞뒤 구조가 느슨해질 수 있다. 음악 지식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은 편집과 판단이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많은 결과 가운데 무엇을 고르고 어떻게 다듬을지 결정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창작자에게는 ‘경쟁자’이자 새 도구다
작곡가, 영상 음악가, 광고 제작자에게 리리아 3.5는 양면적인 소식이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험하거나 고객에게 여러 분위기의 시안을 보여주는 데는 유용할 수 있다. 완성곡을 만들기 전에 리듬과 악기 조합을 들어보고, 편집 방향을 정하는 스케치 도구로 쓸 수도 있다. 작은 제작팀이 예산 때문에 포기하던 임시 음악을 손쉽게 준비하는 효과도 있다.
반대로 저가 배경음, 짧은 징글, 임시 시안처럼 비교적 표준화된 작업은 단가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고객이 ‘제미나이로도 몇 분이면 만들 수 있는데 왜 비용이 드느냐’고 묻는 상황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다만 프롬프트 한 줄이 브랜드 전략, 장면에 맞춘 세밀한 편곡, 가수와 연주자 디렉팅, 권리 정리까지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상업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소리가 나오는가가 아니라, 반복해서 수정할 수 있는가, 다른 곡과 지나치게 비슷하지 않은가, 필요한 권리를 설명할 수 있는가다.
이 때문에 전문 창작자의 역할은 사라진다기보다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직접 모든 음을 처음부터 만드는 일 외에 AI가 낸 재료를 선별하고 수정하며, 브랜드와 장면에 맞게 책임지는 일이 커진다. 사진 분야에서 자동 보정이 널리 퍼져도 촬영 기획과 최종 선택이 남았듯, 음악에서도 ‘생성’과 ‘완성’은 다른 단계가 될 수 있다.
저작권에서 꼭 구분해야 할 세 가지
첫째, AI로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과 그 음악에 강한 저작권이 생긴다는 사실은 같지 않다. 국가마다 법리가 다르고, 인간이 얼마나 창작적으로 개입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단순한 요청만 입력하고 결과를 그대로 받은 경우, 사람이 직접 선택하고 편곡하고 수정한 경우보다 저작권 주장이 약해질 수 있다. 특히 여러 나라에 동시에 공개하는 콘텐츠라면 한 국가의 기준만 보고 결론내리기 어렵다.
둘째, 서비스가 출력을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약관과 제3자의 권리 침해 위험은 별개다. 구글 계정 약관이나 제품별 조건이 상업적 사용을 허용하더라도, 결과가 기존 곡과 우연히 비슷하거나 특정 가수의 목소리와 혼동될 정도로 닮았다는 분쟁 가능성까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광고, 방송, 유료 음원처럼 노출과 수익이 큰 프로젝트는 출시 당시의 최신 약관과 계약상 보장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셋째, 모델 학습 데이터 논쟁과 개별 출력의 이용 가능성도 구분해야 한다. AI 음악 회사들은 저작권자가 허락하지 않은 음악을 학습에 썼다는 비판과 소송을 받아 왔다. 리리아 역시 이 더 큰 논쟁 바깥에 있지 않다. 구글은 데이터 필터링과 안전 조치를 설명하지만, 9월 4일의 소비자용 발표는 학습에 사용된 모든 음원의 출처나 보상 구조를 상세히 공개한 문서가 아니다. 그러므로 ‘구글 제품이니 권리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과도하다.
상업 이용을 고려한다면 생성 날짜, 사용한 모델, 입력한 요청, 원본 결과, 사람이 수정한 내역을 남기는 것이 좋다. 이는 저작권을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지만,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설명하는 기록이 된다. 특정 유명 가수나 현존 작곡가의 스타일을 그대로 흉내 내도록 지시하는 것도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법적 문제뿐 아니라 청중을 오도하고 창작자의 정체성을 무단으로 빌리는 윤리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AI 음악인지 알아볼 수 있나
구글 딥마인드는 리리아로 생성하거나 편집한 음악에 신스ID(SynthID)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표시를 넣는다고 설명한다. 사람이 들을 때는 두드러지지 않지만, 전용 탐지 과정에서 구글 AI가 관여했는지 판단할 단서를 남기는 방식이다. 이는 AI 음악의 유통 경로를 추적하고 허위 표시를 줄이려는 장치다.
다만 워터마크를 만능 증명서로 보면 안 된다. 플랫폼에서 음질을 다시 압축하거나 여러 효과를 입히고, 다른 소리와 섞으면 탐지 신호가 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탐지됐다는 사실도 곡의 저작권자나 제작 책임자를 정해주지는 않는다. ‘AI가 관여했을 가능성’과 ‘누가 권리를 갖는가’, ‘불법 복제인가’는 서로 다른 질문이다.
일반 이용자에게 필요한 태도는 단순하다. AI 음악이라는 사실을 숨겨야 할 이유가 없다면 영상 설명이나 제작 정보에 표시하고, 다른 사람의 실제 목소리나 작품으로 오해하게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 학교 과제, 공모전, 광고 납품처럼 별도 규칙이 있는 상황에서는 플랫폼이 허용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출처의 규정도 따라야 한다.
구글 발표에서 확인된 것과 아직 모르는 것
확인된 사실은 리리아 3.5가 9월 4일 제미나이 앱과 여러 구글 서비스로 확대됐고, 구글이 보컬 표현과 편곡 품질 개선을 주장한다는 점이다. 구글 딥마인드는 생성 음악에 신스ID를 적용하고, 유해한 가사를 줄이기 위해 필터링과 데이터 표지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아직 독립적으로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 다양한 언어와 장르에서 보컬 품질이 얼마나 안정적인지, 긴 곡에서 구조가 얼마나 잘 유지되는지, 반복 수정이 실제 창작 작업에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비교 평가가 필요하다. 한국어 가사의 자연스러움과 발음도 영어 데모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최고 음질’은 구글의 표현이므로, 경쟁 서비스와 같은 조건에서 검증한 결론으로 바꾸어 써서는 안 된다.
가격과 한도도 실제 이용에서 중요하다. 구글의 발표문은 전 세계 이용 가능성을 강조했지만, 모든 계정에 동일한 생성량과 곡 길이를 약속한 상세 가격표는 아니다. 무료 계정에서 체험 가능한 범위, 유료 계정의 한도, 사업자가 대량으로 사용할 때의 비용은 서비스별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달라지는 점
리리아 3.5의 가장 큰 변화는 음악 생성 AI의 존재가 아니라 접근 방식이다. 사람들이 이미 질문하고 글을 쓰는 제미나이 안에서 음악까지 요청할 수 있게 되면서, ‘음악 생성 서비스를 찾아가는 일’이 ‘AI에게 음악도 부탁하는 일’로 바뀐다. 이는 숏폼 영상, 소규모 광고, 개인 창작에서 음악 제작의 첫 단계를 빠르게 낮출 수 있다.
하지만 편리함이 권리 확인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개인적인 벨소리나 비공개 시안과, 브랜드 광고·유료 음원·공모전 출품은 위험 수준이 다르다. 중요한 프로젝트일수록 최신 약관을 읽고 생성·편집 기록을 보관하며, 특정 창작자의 정체성을 모방하지 않는 원칙이 필요하다. 앞으로 확인할 핵심은 세 가지다. 한국어 보컬을 포함한 실제 품질, 무료·유료 계정별 생성 한도, 상업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권리 보호 범위다. 이 세 가지가 분명해질 때 리리아 3.5가 재미있는 기능을 넘어 일상적인 제작 도구가 될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다.